[단독]종로 고시원 참사 구조 일지에 적힌 ‘가짜 시간’

2019-01-17 17



지난해 11월 서울 한복판 종로의 고시원에서 불이 나 7명이 숨진 참사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초기대응이 늦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소방당국은 분단위로 대응일지까지 공개하며 반박했는데요.

그런데 분단위 기록이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현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종로 고시원 참사 당시 초기 대응이 허술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소방당국은 즉각 반박했습니다.

[권혁민 / 종로소방서장 (지난해 11월 9일)]
녹취록과 영상이 있기 때문에 전부 확보돼 있습니다."

소방당국은 초기 대응일지를 공개하며 신속히 대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과연 사실일까.

채널A가 무전 녹취록을 확보해 초기 대응일지와 비교해봤습니다.

인명 구조 시점부터 차이가 납니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해 처음 1명을 구조했다고 일지에 기록된 시간은 새벽 5시 5분.

하지만 실제로는 5분이 늦은 5시 10분에 구조됐습니다.

사다리를 이용해 3층에 매달린 남성을 구조했다는 시간 역시 13분이나 차이가 났습니다.

[소방청 관계자]
"오차가 있다고 보시는 건 맞습니다. 제가 봐도 1분 동안 (구조까지) 다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거든요."

늑장 대응 논란을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대응일지를 공개했는데, 그 일지에 적힌 시간이 가짜였던 겁니다.

[정인화 /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의원]
"신속한 상황 보고와 대응이 매우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허점이 있었습니다.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채널A는 좀더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영상 원본을 요청했지만, 소방당국은 이미 삭제됐다고 답변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정현우입니다.

정현우 기자 edge@donga.com
영상취재 : 박연수
영상편집 : 장세례
그래픽 : 전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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